경제지식

필요한 소비 vs 감성 소비,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이유

시선의 재구성 2025. 3. 1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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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물건을 고를 때 망설임이 덜했다. 꼭 필요하니까 샀고, 쓰임이 분명했다. 요즘은 좀 다르다. 뭔가 예쁘고, 있어 보여야 사고 싶어진다. 그런데 정작 사고 나면 ‘왜 샀지?’ 싶다.

이런 생각, 나만 드는 건 아닐 거다.

 

# 생활을 채우던 물건들, 지금은 소비를 부르는 상품들

예전 물건들은 딱 목적이 있었다. 빗자루, 연탄 집게, 다리미, 재봉틀. 하나하나가 생활의 도구였다. 낡아도 고쳐 썼고, 오래가도 불편하지 않았다. 기능이 전부였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제품보다 마케팅이 더 앞선다. ‘이건 꼭 있어야 해요’라는 메시지가 먼저 들려온다. 필요한 건지, 멋져 보여서 사는 건지 애매할 때가 많다.

기업은 이윤을 위해 상품을 만든다.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소비자의 감정을 건드리는 방식이 점점 정교해졌다는 것. SNS, 광고, 리뷰, 디자인—all 감성 자극용이다.

 

# 불필요한 소비, 왜 끊기 어려울까

  • 정보가 많을수록 판단은 흐려진다.
  • ‘남들도 다 산다’는 분위기는 은근한 압박이다.
  • 할인은 ‘지금 아니면 손해’라는 착각을 만든다.

결국 우리는, 필요보다 분위기에 반응한다. 이쯤 되면 ‘합리적 소비’는 말뿐이다.

 

# 그럼, 어떻게 사야 덜 후회할까

하나씩 체크해보면 좀 다르다.

  • ‘이게 없으면 불편한가?’ 자문해보기
  • 쓰임이 오래갈 수 있는가, 튼튼한가
  • 지금이 정말 필요한 시기인가
  • 가격보다 가치에 집중하기

그리고 하나 더, 물건을 샀을 때의 기분 말고, 3주 뒤의 기분을 상상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왜 하필 2주도 아니고 4주도 아닌 ‘3주’일까?
그게 묘하게 사람 마음이 식는 시점이더라. 처음 1~2주는 신기함에 들뜨고, 4주쯤 되면 그냥 생활 속에 묻힌다. 그런데 3주쯤이 딱 애매하다. 처음의 설렘은 사라지고, 실용성은 이제야 드러난다.
그 시점에서 ‘이 물건, 여전히 좋다’ 싶으면 제대로 산 거고, 그냥 방치돼 있다면 안 살 걸 그랬다는 뜻이다.

 

실제로 심리학 관련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뭔가를 새로 샀을 때 느끼는 만족감은 2~4주 사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이걸 ‘쾌락적 순응(Hedonic Adaptation)’이라고 부른다.

📚 관련 연구*: “The Hedonic Adaptation to Consumer Goods”
출처: Psychological Science (SAGE Publications)


처음엔 새 물건이라 설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감정은 거의 사라지고 남는 건 진짜 쓸모뿐이다.

그래서다. 3주쯤은 감정과 실용성 사이의 경계선이다.
그때도 여전히 그 물건이 좋다면, 제대로 산 거다.
아무렇지 않게 방치돼 있다면… 그건 그냥 잠깐 감정에 끌린 소비였을지도 모른다

 

# 소비에도 중심이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건 상품의 역할이다. 예전엔 물건이 삶을 도왔고, 지금은 감정을 자극한다. 이 둘의 차이는 꽤 크다.

모든 걸 거부할 순 없다. 하지만 가끔은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보는 습관, 그게 가장 큰 소비 스킬 아닐까.


물건은 여전히 우리 삶에 필요하다. 다만 그 필요가 누구의 기준인지 돌아볼 필요는 있다. 결국 중요한 건, 물건보다 내가 중심에 있는 소비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괜찮지 않을까.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안 사고 버텨보는 것도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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