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식

FAO 식량지수, 이 숫자가 뭘 말하는 걸까

시선의 재구성 2025. 5. 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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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량 가격의 기준은 왜 '곡물·육류·우유·기름·설탕'일까?

2025년 4월, FAO(유엔 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128.3포인트였다라는 기사가 눈에 띕니다.
전달보다 1% 상승했고, 작년 같은 달보다도 7.6% 높았다고 하죠.
게다가 이 상승은 벌써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흐름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 128.3이라는 건 정확히 뭘 뜻하는 걸까요?
그리고 왜 FAO는 ‘곡물, 육류, 유제품, 유지류, 설탕’ 딱 5개만 추려서 가격을 발표할까요?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FAO는 어떤 기관일까?

먼저, FAOUnited Nations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유엔 식량농업기구라는 국제기구입니다.

  • 1945년에 설립되었고
  • 본부는 이탈리아 로마에 있으며
  • 현재 전 세계 190개국 이상이 참여하고 있어요.

FAO의 목적은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됩니다:
"전 세계의 식량 부족을 줄이고, 농업과 식품 생산이 잘 돌아가게 돕는 일"

그래서 FAO는 매달 식량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흐름을 종합해 숫자로 보여주는 지표를 만들어요.
그게 바로 세계식량가격지수(Food Price Index)입니다.

https://www.fao.org/home/en/
FAO홈페이지 (https://www.fao.org)


128.3포인트, 이 숫자는 어떻게 나온 걸까?

FAO가 식량 가격을 발표할 때, 그냥 "비쌌어요"라고 말하지 않아요.
기준이 되는 해(2014~2016년 평균 가격)를 100으로 놓고,
지금 가격이 그 기준보다 얼마나 올랐는지를 수치로 보여줍니다.

  • 예: 128.3포인트 = 기준보다 28.3% 높은 가격이라는 뜻

즉, 기준점보다 28.3% 비싸진 식량 가격 상태라는 거예요.
이걸 매달 계산해서, 세계 식량시장 흐름을 추적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곡물, 육류, 유제품, 유지류, 설탕’만 볼까?

전 세계에서 먹는 음식은 수천 가지예요.
그런데 FAO는 그중에서 딱 5가지 품목군만 골라서 가격지수를 만들어요.
왜일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 다섯 가지가 전 세계 식량시장의 ‘기본재료’이기 때문이에요."

하나씩 보죠:

  • 곡물: 쌀, 밀, 옥수수 등
    →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의 주식입니다.
  • 육류: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 소득이 늘면 먼저 소비가 늘어나는 대표 품목
  • 유제품: 우유, 치즈, 버터 등
    → 영양 공급의 핵심, 특히 개발도상국의 성장 지표로도 활용됨
  • 유지류: 식물성 기름, 팜유, 대두유 등
    → 요리뿐 아니라, 가공식품·비누·연료에도 사용
  • 설탕: 단맛 재료지만, 에너지 공급원으로 중요

이 다섯 가지는 모두 가공식품, 외식산업, 농축산업,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과 직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가격이 움직이면, 다른 식품 가격에도 도미노처럼 영향을 줍니다.


FAO 식량지수가 중요한 이유

이 지수는 단순히 ‘먹거리 값’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 전 세계 인플레이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힌트
  • 식량 수급 위기나 기후 문제의 조기 경고
  • 저소득국의 영양위기나 국제 원조 기준에도 활용

예를 들어,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곡물 지수가 폭등했을 때,
아프리카와 중동 일부 국가는 빵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처럼 식량 가격은 정치, 외교, 사회 안정을 건드리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마무리

FAO 식량지수의 128.3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평균 가격이 아니라,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식량 흐름을 압축해 보여주는 신호등입니다.
곡물, 고기, 우유, 기름, 설탕—
다섯 가지 식재료지만, 이 숫자는 전 세계 경제와 식탁, 정책까지 흔드는 핵심 데이터로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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