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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이 말했습니다.
“한국과 일본과의 무역 협상은 영국보다 훨씬 복잡하다.”
여기서 말한 무역 협상은, 나라끼리 물건을 사고팔 때 세금이나 조건을 정하는 이야기입니다.
영국과는 빠르게 끝냈지만, 한국이나 일본과는 쉽지 않다고 한 겁니다.
그냥 말만 그렇게 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말 한마디가 우리나라 수출기업, 자동차 회사, 철강회사, 전자부품 회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왜 그런 말이 나왔고,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1️⃣ “빨리 끝나는 협상은 없다”는 말의 뜻
루트닉 장관은 이런 말도 했습니다.
“영국은 롤스로이스처럼 특별한 차를 만들지만, 한국과 일본은 많은 자동차를 만드는 나라다.”
이건 단지 자동차를 많이 만든다는 말이 아닙니다.
미국은 자국 자동차 산업을 지키기 위해 해외에서 들어오는 차에 세금을 높게 매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일본은 자동차를 많이 파는 나라라서, 쉽게 세금을 낮춰주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2️⃣ 왜 한국, 일본은 영국보다 협상이 어려울까?
🏭 이유 1: 한국과 일본은 미국에 많이 파는 나라
- 한국은 자동차, 철강, 전자부품을 많이 만들어서 미국에 팔고 있습니다.
- 한국과 일본은 모두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미국의 232조 관세 적용 대상 산업의 비중이 매우 큽니다.
- 한국·일본은 미국 내 제조업계와 직접 경쟁하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나라와 협상할 땐 자국 산업을 먼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유 2: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군사 동맹국
- 미국은 한국·일본을 군사적 동맹이자 전략적 기술 파트너로 간주합니다.
- 그래서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이야기가 아니라, 국방비, 안보 문제까지 같이 이야기될 수 있습니다.
- 방위비 분담 문제, 대중국 정책 동조 여부 등이 무역 조건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 이유 3: 공급망(부품 조달 경로)이 중국과 연결되어 있음
- 미국은 ‘디리스킹(De-risking)’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중심의 공급망에서 벗어나는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 반도체 소재, 배터리 원료, 정밀부품 등에서 중국산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미국이 원하는 공급망 구조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 한국이 미국과 손잡고 디리스킹에 동참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일정 부분 유지하려는 전략적 균형이 협상을 더 복잡하게 만듭니다.
📦 실제로 어떤 영향이 생길까?
1. 자동차, 철강 회사에 영향
- 세금(관세)을 낮춰주는 협상이 늦어지면, 한국 회사 제품이 더 비싸질 수 있습니다.
- 그러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미국에 물건 팔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2. 중소기업은 더 힘들 수 있음
- 큰 회사보다 작은 수출기업은 이런 변화에 민감합니다.
- 환율(달러-원 환산 가격)이 요즘 자주 변하고, 통관 지연 같은 문제도 생기면 부담이 커집니다.
3. 기업이 준비해야 할 것
- 다른 나라 시장도 찾아야 하고,
- 미국의 정책 변화에 맞춰 공급망을 바꿔야 할 수도 있습니다.
- 정부나 무역 관련 정보를 자주 확인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 마무리: 느린 협상, 빠른 준비
‘빠른 합의는 없다’는 말은 협상의 실패가 아니라,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는 것이 맞습니다.
루트닉 장관의 발언은 외교적 수사를 넘어서, 구조적 복잡성을 드러내는 신호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산업 구조도 다르고, 안보 문제도 함께 논의되기 때문에 쉽게 결론 내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하지만 협상이 느리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기업과 정부는 미리 대응 전략을 세우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도 꾸준히 살펴보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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