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든 아니든,
숫자 하나에 마음이 철렁할 때가 있어요.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 적자 전환”
“삼성SDI, 2분기 연속 적자… 유상증자 추진”
실제로 최근 발표된 1분기 실적만 봐도 그렇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이 전년보다 12.2%나 늘었고,
10분기 만에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삼성SDI는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영업손실 4,341억 원, 영업이익률 –13.7%.
현금도 빠르게 줄고 있고, 결국 유상증자까지 추진 중입니다.
이런 기사를 보다 보면
"이 회사들, 괜찮은 걸까?"
"적자 났다는데, 망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적자’라는 말이 나왔다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걱정하기 전에, 그 적자가 어떤 종류인지,
그리고 그 안에 어떤 흐름이 숨어 있는지부터
같이 한 번 살펴볼까요?
1. '적자'는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적자'라는 단어,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은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쓴 돈이 번 돈보다 많다.”
예를 들어,
100만 원 벌었는데 120만 원 썼다?
그럼 20만 원 적자예요.
회사는 이런 적자를 몇 가지 방식으로 발표해요:
- 영업손실: 물건 팔아서 손해 봤다는 뜻
- 순손실: 전체적으로 손해. 이자나 세금까지 포함
그리고 “적자 전환”은
원래는 흑자였는데 이번에 적자가 됐다는 뜻이에요.
2. 다 적자가 무서운 건 아니에요
다 적자가 나쁘진 않아요.
미래를 위해 돈을 미리 쓰는 경우도 많거든요.
예를 들어 이런 상황들:
- 새 기술 개발 중이라 연구개발비에 많이 썼을 때
- 브랜드 키우려고 광고비를 크게 늘렸을 때
- 한 번쯤은 적자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키우려는 전략일 때
쿠팡도 그랬어요.
처음엔 계속 적자였지만, 지금은 흑자도 내고 있어요.
“크게 벌기 전에, 일단 투자부터 한 거죠.”
3. 그럼 언제가 진짜 위험한 적자일까?
진짜 걱정해야 할 적자는 따로 있어요.
이럴 땐 한 번쯤 더 살펴봐야 해요:
- 몇 분기 연속으로 손해만 보는 경우
- 팔리는 건 그대로인데 지출만 늘어나는 경우
- 현금이 줄고 있고, 빚만 늘어나는 경우
그리고 뉴스에 이런 말이 나오면 주의하세요:
- 자본잠식: 회사 돈이 바닥난 상태
- 유상증자 반복: 계속 주식 팔아서 돈 모으는 중
- 감사의견 한정: 외부 감사인이 “이 회사 회계 좀 이상해요”라고 말한 것
4. 뉴스 읽을 때, 뭘 봐야 할까?
적자 뉴스가 나왔을 때는
그 단어만 보지 말고, 이런 것도 함께 봐야 해요:
- 왜 적자가 났는지 설명이 있는지?
- 한 번만 그런 건지, 계속 반복되는 건지?
- 적자가 나도, 현금은 잘 돌고 있는지?
- 회사에서 어떤 대책을 내놨는지?
그냥 숫자만 보면 무서울 수 있어요.
하지만 맥락을 같이 보면
“아, 그럴 수도 있겠네” 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 SK이노베이션의 적자 뉴스, 이렇게 보면 됩니다
① 왜 적자가 난 걸까?
→ 이유는 분명해요.
- 배터리 사업은 오히려 이익을 냈어요.
- 그런데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정제마진(기름 가공해서 남는 돈)이 줄어서
석유랑 화학 쪽에서 손해가 났어요.
👉 다시 말해, 회사 안의 문제라기보다는 외부 상황 때문이라는 뜻이에요.
② 이번만 그런 걸까, 자주 있는 일일까?
→ 이번엔 일시적인 적자일 가능성이 높아요.
- 매출은 오히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많이 나왔고,
- 사업별로 보면 잘 된 곳도 있고, 안 된 곳도 있어요.
👉 그래서 회사가 전체적으로 흔들리는 건 아니고,
사업 부문끼리 엇갈린 결과로 볼 수 있어요.
③ 그래도 회사 돈은 괜찮은 걸까?
→ 기사에 현금 흐름 얘기는 없지만,
- 윤활유, 석유개발, E&S 같은 다른 사업들은 이익을 내고 있고,
- 매출도 크니까 돈이 완전히 마른 상황은 아니에요.
👉 그래도, 정제마진이 계속 나쁘면 다음 분기엔 좀 더 주의해서 봐야겠죠.
④ 회사는 대책을 내놨을까?
→ 직접적인 대책은 기사에 없지만,
- 어떤 사업이 괜찮았고
- 어디서 손해가 났는지
투자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 자료를 자세히 보여줬어요.
👉 즉, “우리 이렇게 움직이고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준 셈이에요.
✅ 요약하면:
“SK이노베이션은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일부 부문에서 손실을 봤지만, 전체 매출은 증가했고, 배터리·E&S·소재 등에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적자 폭은 일부 부문에서 반복되고 있지만,
사업별로 ‘분리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고,
IRA 혜택(미국에서 생산하면 세금 보조)과 북미 시장 확대 등 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서는 모습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구조적 위험’이라기보다 사업구조 전환기에 발생하는 진폭에 가깝습니다.”
결론
"적자 전환", "손실 확대" 같은 말만 보면
이 회사 망하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되죠.
하지만 한 발짝만 더 들어가서
“적자라는 말 뒤에, 어떤 흐름이 있는 걸까?”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뉴스가 훨씬 덜 어렵게 느껴집니다.

사실 저도 전문가라기보단, 계속 공부해가는 입장이에요.
그래서 이러한 실적 발표 나올 때마다
저 자신도 "이건 괜찮은 적자인가?" 하고
늘 고민하면서 하나하나 다시 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모른다고 그냥 넘기기보다,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들여다보는 그 시간이
뉴스를 제대로 보는 방법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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